책리뷰

[책리뷰] 나쁜기억세탁소 #2

소담샘 2021. 4. 20. 19:00
살아간다는 것, 사랑한다는 것
내가 한없이 초라한 날이 있지요.
그런 날엔 나를 괴롭히는 '나쁜 기억'을 빨래통에 담아 들고
세상에 하나뿐인세탁소를 찾아오세요.

책의 표지에 있는 이 문장들이 나를 손짓하는 듯 하였습니다. 제가 갖고 있는 여러개의 명함 중 하나가 주부이다보니 빨래통을 들고 세탁소로 향하는 책표지 그림은 저의 나쁜 기억을 깨끗하게 세탁해줄 것같은 시각화 그 자체 였습니다. 그리하여 제 복잡한 마음들을 세탁하기 위해 서평을 쓰기로 마음먹고 읽은 책입니다.

나쁜기억...! 살아가면서 저희들은 나쁜 기억을 지우려고 애를 쓰기도 하고 그 나쁜 기억이 떠오를 때면 강렬한 그 기억을 떨쳐내려고 하지만 그게 어디 쉬운가요? 이 책에서는 이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고 잊히지 않는 데는 잊히지 않아야 할 이유가 있기 때문이라고 말합니다. 우리는 그 나쁜 기억을 잊으려 노력하기 보다 그 이유를 찾는데 노력해야 하겠습니다.

p.12
오래도록 잊히지 않은 기억을 심리학에서는 삶의 미해결 과제로 바라본다.이미 오래전에 잊혔어야 자연스러웠을 그 기억이 유달리 오래도록 잊히지 않는 것은 그것이 절대로 잊어서는 안 되는 어떤 중요한 메시지를 가지고 있다고 보는 것이다. 우리 삶의 진정한 변화를 위해서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하는 문제라고 생각한다. 즉 기억이란 삶의 근원적 문제를 발견할 수 있는 강력한 단서인 셈이다.

우리는 불편한 기억의 조각 때문에 나를 받아줄 안전한 곳으로 향해 미친듯이 뛰고 자신의 부족함과 무능력이 싫어서 쫓기든 살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렇게 살면 사랑하는 방법을 잊어버린다고 알려줍니다.

무엇부터 시작해야 할까.무릎 곱게 꿇고 '나는 나를 사랑한다'고 외치면 되는 것일까? 우리가 함께 살펴보아야할 것은 '신념'이다

아침마다 '나는 나를 사랑한다' 하고 긍정문을 외치던 저라서 제 자신을 한 번 되돌아보게 만드는 문장이었습니다. '나는 나에 대한 신념이 있는가?', '내가 가지고 있는 신념을 나는 볼 수 있는가?', '나는 나를 사랑하고 있는가?', '나는 나를 이해하고 있는것인가?' ,'나는 변화하고 있는가?'

내가 가지고 있는 신념을 보지 못하면 나를 이해하지 못하고 그것을 이해하지 못하면 나를 사랑할 수 없으며 나를 사랑할 수 없으면 변화할 수 없다고 합니다. 그래서 계속 스스로에게 질문하게 만드는 대목이었습니다.

p.21
기억에서 우리는 크게 3가지를 살펴볼 수 있다. 바로 생각, 감정, 그리고 행동이다. 기억 속 상황을 어떻게 인지했느냐에 따라서 갖게 되는 감정도 달라지고 그에 따라 행동도 달라진다. 그때 왜 그런 감정이 들었고, 왜 그렇게 생각했으며, 왜 그렇게 행동했는지를 살펴보는 것은 자신의 내면을 이해하는 데 있어서 굉장히 중요한 작업이 될 것이다.

이 문단 바로 아래에는 매우 중요한 메시지가 나옵니다.

자신을 알고 싶다면 다른 사람을 관찰하고 남을 알고 싶으면 자신의 마음을 들여다 보라

그래서 우리는 사회적이고, 혼자 살 수 없으며 이 세상에 혼자가 아닌 이유이기도 한 것 같습니다. 저는 그래서 앞으로 타인의 고민을 들어 줄때 그가 자신의 내면을 이해할 수 있도록 함께 살펴보는 대화를 하기로 하였습니다. 적절한 질문은 바로 이런것이 되겠죠?  

"왜 그런 감정이 들었을까?"
"왜 그렇게 생각했어?"
"왜 그런 행동을 하게 된거야?"

아마도 제가 제 자신에게 먼저 던져야 할 질문들이기도 합니다. 나의 내면을 들여다 보는 노트를 만들어서 3줄노트정리를 하면 참 좋겠다는 아이디어도 뽑아냈습니다.

이 후로 책에서는 '불안', '자기 비하' , '불완전할 용기', '태도', '타인의 인정', '소속감', '상실', '두려움' 이라는 키워드로 사람의 내면을 갉아먹는 상황들에 대한 내용들이 나옵니다.

그리고 제가 가장 관심있어 하는 초감정을 다루는 부분이 79페이지에 나옵니다.

'엄마는 나를 싫어해'라는 생각을 갖고 있는 순간 "TV 그만 보고 들어가서 공부해"라는 말만 들어도 짜증이 나고 대들거나 문을 쾅 닫고는 침대에 엎드려버린다.
우리는 그 감정에서 멈추지 말고 더 깊이 들어가서 왜 내가 짜증이 났는지, 내가 왜 엄마가 나를 싫어한다는 인식을 갖게 되었는지를 알아봐야 한다. 그래야 나의 생각이 정당한지그렇지 못한지를, 나의 감정이 적절한지 아니면 과장된 것인지를 알아볼 수 있기 때문이다.

중요한 내용인것 같습니다. 저도, 나도 모르게 말이나 행동이 먼저 나와버려서 곤란한 적이 있었는데요 생각하고 나의 내면을 살펴보는 작업들을 꼭 심리치료사를 만나야 할 수 있는 것은 아닌것 같습니다. 스스로 나를 얼마든지 어루만지고 나아가 자가치료도 할 수 있겠다는 용기가 생겼습니다.

저는 이 책을 읽는 내내 복잡한 인간관계에 대한 어려움을 느끼는 제 현실과 비교하며 생각하며 책을 읽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당일 발생한 문제에 대해 이 책을 읽으면서 깊이 있는 생각을 하고, 판단의 오류를 범하는 실수를 최소화 한 것 같습니다. 설령 실수를 범했다 하더라도 금방 사과하고 나의 잘못을 인정하고 용서를 구했습니다. 그래서 이 책은 저에게 굉장히 멘토링 그자체였습니다. 그 중 가장 감명깊은 곳은 바로 이 부분입니다.

삶을 관통하는 근본적 두려움: 능력 없음"
p.112
'나는 인정받기에는 능력이 부족해'라는 열등감을 가진 사람은 어떤 삶의 패턴을 만들어갈까? 또 자신의 부족함이 들키는 순간 버려질 것이라 생각하면서 오나벽하게 꾸며진 모습 속에 진짜 자신을 숨겨놓을 것이다. 이런 삶의 패턴을 가진 이들은 누가 경쟁하라고 하지 않아도 스스로 목표를 정하여 최고가 되기 위해 노력한다. 이러한 노력은인간을 성장시킨다. 삶의 에너지나 원동력이 된다. 멈춰 있지 않고 움직이게 한다. 남들보다 더 빨리 더 높이 성자하고 싶다는 욕구가 밤샘을 가능하게 하고 쉬고 싶은 유혹을 이겨내게 한다. 그러니까 삶을 발전시키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는 사람들이다. 이들은 '인정받기 위해서' 그 행동을 한다. 그리고 '무시당하지 않기 위해서' 그 행동을 한다.

어렸을 때 내가 아르바이트를 하던 유명 고기집 앞에는 서점이 있었습니다. 평소 책을 접할 시간적, 경제적 여유가 없었던 저는 유일하게 그 고기집의 휴게 시간에 신문을 봤었는데요, 그 신문에서 추천하는 자기계발서들을 월급의 일부를 주고 샀던 기억이 스쳐지나갔습니다. 그리고 저를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아~! 내가 인정받기 위해서 아르바이트 할때면 시키지도 않는 일들을 만들어서 해내고, 무시당하지 않기 위해서 힘들게 번돈으로 자기계발서를 사서 읽었고, 부모님에게는 모범적인 모습을 보이려고 싫어도 일을 했으며, 시키는 일은 더욱 묵묵히 잘 해야 했던 내 마음속에 아직도 존재하는 어.린.아.이! 그 아이를 살면서 눈치는 채고  있었지만 그 아이를 이 책을 통해 직시하게 되었습니다.

자신의 성장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들의 성장에도 관심이 많았을 것이며, 그들의 성장에 기여하는 것이 자신의 기쁨이기에 필요하면 언제든지 도왔을 것이다. 사람들이 스스로에 대한 믿음을 가질 수 있도록 늘 옆에서 동기부여하고 독려해주었을 것이다. 이들의 이런 노력은 우리 모두를 더 나은 삶으로 이끈다. 당신은 많은 이들의 존경을 받고 있을 것이며 또 모두에게 '중요한 사람'일 것이다. 인정받기엔 능력 부족이라 생각했던 자신의 부족감이 지금의 훌륭한 당신을 만들었다.

언어샤워란 이런 것일까요? 저도 몰랐던 저에 대해 알아가는 시간~! '나를 찾아 떠나는 여행'이 바로 이런것 아닐까하는 생각을 하면서 책을 통해 간접적으로 그동안의 바쁨을 인정을 받는 것 같았고, 그동안 잊고 있었던 긍정적자아를 가질 수 있는 힘을 듬뿍 받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좋은 면만 언급하지는 않더군요 

반대로 실패는 잘 참아내지 못했을 것이다. 자신의 생존 전략이 무너진 상황으로 인생 자체가 무너져내린 것 같은 느낌을 받았을 것이기 때문이다. '최고','완벽' 안에서 자신의 불안감을 보상하려하기 때문에 실패를 용납할 수 없는 것이다. 스스로 최고가 되지 못했다고 느낄 대마다 좌절하게 되고, 이 좌절감은 스스로를 격려하고 칭찬하기 보다는 비난하게 만들고 더 잘해내기 위해 끊임없이 걱정하고 긴장하게 만든다. 인생의 많은 시간들이 걱정과 자기 비난으로 쓰이는 것이다. 또 늘 승패에 집중되어 있는 탓에 많이 외로웠을 것이다. 사람들이 자신의 무능력한 , 별 볼일 없는 모습을 알게 된다면 쉽게 버려질 것이라 생각하기 때문이다. 다른 사람들에게 약한 모습을 보이거나 도움을 청하는 것보다 차라리 스스로 외로이 있는 것이 더 나은 선택이라고 판단했을 것이다. 불안하고 괴로울 때면 더욱 혼자가 되려고 했을 것이다. 그리고 그런 모습이 본인뿐만 아니라 가까운 이들까지 외롭게 만들기도 했을 것이다.

너무 충격적이었습니다. 너무 공감이 되어서 내 자신에 대한 새로운 발견을 할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또 하나, 나의 외로움이 나로 그치는 것이아니라 가까운 이들에게도 외롭게 만든거였다니... 친한 친구가 언젠가 저에 대해 이렇게 언급하더군요

넌 참 친절해, 부지런하고,
열심히사는 모습이 부럽기까지해~!
그런데 너는 말야
가까운사람에게 참 무심해~!

이 말을 해준 친구가 떠올랐는데요,,, 친구가 된지 벌써 17년 되었지만, 요 근래 전화통화한지가 언제인지 기억이 가물가물하네요~! 저에 대해서 심리학책만큼이나 잘 아는 친구였는데...이번엔 내가 먼저 전화기를 들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이 책을 통해 제가 가장 얻은 한가지를 꼽으라면 나에대해 알게 된 것이고,  알고만 끝나는 것이 아니라 앞으로 어떻게 이 삶을 헤쳐나갈 것인지 마음속으로 정하고 세운것입니다. 그 동안 성공, 성취에만 집중하게 되어 과정에서 오는 즐거움을 잊어버리고 언제 달성할지 모르는 완벽한 성공을 위해 끊임 없이 현재의 행복을 미뤄놓았습니다. 마라톤에서 결승점까지누구보다 빨리 가겠다며 물 한 잔 마시는 것도 아까워 하는 제 삶을 이 책에서 정확히 꼬집어 주었고, 앞으로는 인생 목표 달성을 위한 과정에서 스스로 만족감을 느끼는 내가 되기로 하였습니다. 그리고 이런 다짐은 한번에 이뤄나갈 수 없으므로 잊지 않도록 서평에도, 일기에도, 제 바인더에도, 그리고 벽에도 붙여놓고 머릿속에 각인하려는 노력을 기울이게 되었습니다.

저에게 좋은 책은 변화에 도움을 주는 책입니다. 제 실생활에 도움을 주고 그 도움을 제가 또 누군가에게 전해줄 수 있는 책입니다. 저는 제 자신이 변화하는 모습을 볼 때 행복합니다. 그리고 타인이 나로 인해 좋은 변화에 만족할 때 행복합니다. 그래서 이 책은 저와 제 지인들에게 행복을 주는 책이 되었습니다. 좋은 책 만나게 해주신 까페 공간의 매니저님 책먹는여자님께 감사의 말씀 전하고 싶습니다.